현대인들은 매일 샤워를 한다. 그런데 샤워하면서도 매일 하면 피부에 해롭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많은 피부 전문가들이 잦은 샤워가 피부의 수분을 빼앗고, 피부 장벽을 약화시켜 피부 건조증이나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는 이러한 통념에 반하는 결과를 제시했다. 2025년 3월 31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노팅엄 대학 피부과 전문의 로잘린 심슨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샤워 빈도와 피부 건강은 밀접한 연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 연구 개요
영국 노팅엄 대학교 병원(NHS Trust) 소속의 피부과 전문의 로잘린 심슨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샤워 빈도와 피부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검증하는 무작위 대조군 실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진행했다. 연구는 총 438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이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1그룹(실험군): 일주일에 6회 이상 샤워 / 2그룹(대조군): 일주일에 1~2회만 샤워
각 그룹은 최소 4주 이상 주어진 샤워 빈도를 유지하면서 생활했으며, 실험 전과 후의 피부 상태(건조함, 가려움, 염증 정도 등)를 전문 의료진이 평가했다. 사용한 기준은 SCORAD(Scoring Atopic Dermatitis) 지수와 피부 수분도 측정 장비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지표였다.
연구의 목적은 단순히 샤워 빈도와 피부 상태의 변화뿐 아니라, 샤워 습관이 실제로 아토피 증상 완화나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예상 밖이었다. 일주일에 6회 이상 샤워한 그룹과 1~2회만 샤워한 그룹 모두 피부 상태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두 그룹 모두 실험 전과 비슷한 수준의 피부 상태를 유지했으며, 어느 한쪽이 더 나쁘거나 더 좋아졌다는 통계적 근거가 없었다. 피부 수분도 변화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여, 샤워 빈도가 피부 수분 손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슨 박사는 "이전에는 나 역시 샤워를 자주 하면 피부가 악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빈도보다는 샤워 방법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올바른 방법으로 샤워를 한다면 매일 씻는 것이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결과는 단지 아토피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즉, 피부 건강을 해치는 것은 ‘얼마나 자주 씻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씻느냐’라는 점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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