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의 계절 봄, 기다리는 시간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 1930년대 엄혹한 시기에 윤동주 시인이 속삭였던 '슬픈 천명'을 지닌 시인 김영랑이 삼백예순날 기다리던 그 '모란'이 피는 계절이다. 꽃 중의 꽃이라고도 일컫는 모란을 아는 우리나라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안다고..
202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