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포르노(poverty pron)란 무엇인가

한국 사회에 낯선 어휘와 그 발생 배경

  한국 사회에서 '빈곤 프르노(poverty pron)' 이라는 낯설고 꺼려지는 어휘가 갑자기 등장했다.  2022년 11월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중 동행한 부인 김건희씨가  캄보디아 프롬펜의 한 의료원에서 심장병 아동과 함께 찍은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에 대해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 용어가 쓰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자극적인 이 어휘는 생명을 다하지 않고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비방할 때,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 자극적인 어휘는 사실 서구에서는 8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 '경향신문'(2012.11.17 보도)에 의하면  영국의 자선단체인 '재난비상위원회'가 1980년 초 에티오피아 대기근 구호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배고픔에 힘들어 하는 아이의 사진을 사용했다.  이 단체는 4년 간 2300만 달러를 모았다. 다른 구호 단체들도 비슷한 이미지를 내걸었고 서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아프리카 기근에 관심이 급증했다. 1985년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많은 유명가수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사진이 인종주의적 편견을 부추기고 동정의 대상이 된 사람의 존엄을 침해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빈곤 포르노의 개념은 이 무렵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빈곤 프로노의 정의 

 

빈곤 프로노(poverty pron)는 '빈곤(poverty)'와 '포르노(pron)'가 합쳐진 어휘로 우리가 보기에는 이질적인 합성으로 이해하고 프로노가 지닌 어휘의 편견으로 말미암아 외면하고 싶은 합성어이다. 그 이유도 국어 사전에서  '포르노(pron)'를 찾아보면  " 인간의 성적 행위를 묘사한 소설, 영화, 사진, 그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정의함으로써 그 오해를 더욱 가중시킨다. 그러나 이 자극적일 것 같은 어휘를 연원을 살펴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며, 이러한 사진에 대해 비판하는 측의 근거도 합리적이라고 할 만하다. '콜린스 코빌드 영영사전'을 보면 '포르노'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참고 : 콜린스 코빌드 영영사전

1. 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성적 행위를 보사하거나 보여주는 책, 잡지, 영화

2. 특정 주제에 대해 불건전하거나 관음증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출판물 또는 방송.

                                        예) 가난 포르노(proverty pron), 푸드 포르노(food pron)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2의 의미이다.

 

리스너는 잡지 <뉴인터내셜리스트>에서 '빈곤 포르노'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경건함 없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벌거벗기는 상태로 전시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굶주린 아이들을 광고해 사용하용 자체가 프르노라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빈곤 포르노에 대한 문제의식

리스너가 지적한 것으로 중심으로 살펴 보면 빈곤 포르노는 불평등, 인종차별,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비서구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며, 구조적인 빈곤의 원인은 밝히지 않은 채 불쌍한 아프리카인만 부각되고 '서구 문명의 우월함'만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 유럽 비정부기구(NGO)총회에서는 구호 기관이 '애처로운 이미지' 혹은 '편견을 일으키는 이미지'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강령을 채택하였다. 

 

여전히 빈곤 포르노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실을 그대로 전달한다는 취지는 좋을 수 있으나 그것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얻으려는 행위로 이어질 때, 이미지에 담기는 대상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다시말해 동기는 좋으나 그 동기가 나쁜 결과를 야기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