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 비즈니스 잡지인 포브스(Forbes)(2024년 9월 14일)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의 시각에서 ‘최고의 한국 영화 30’의 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의 중요한 부분을 번역해 외국 영화전문가가 바라보는 우리나라 영화에 대한 인식을 간접적으로 알아보자.
※ 출전 : 30 Great Korean Movies Worth Watching, <Forbes>, 2024.9.14
1.한국의 영화 산업
한국 영화 산업은 1950년대 중반 일제강점기가 끝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 1950~60년대에는 성장하고 번영하기 시작했지만, 1970년대에는 엄격한 검열이 있었다. 이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이 회복되었고, 그 이후로 한국 영화 제작은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최고의 한국 영화들은 드라마에서 로맨스, 코미디, 특히 스릴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한국 영화는 종종 아름다운 영상미,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강렬한 주제를 담고 있다. 한국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 목록은 1950년대 한국 영화가 등장한 시점부터 2020년대에 이르러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한국 영화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완벽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이 목록에 포함된 주요 감독들로는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이 있다. 흥미롭게도, 이 목록에 포함된 네 편의 영화에는 최민식이 출연했고, 세 편의 영화에는 송강호가 출연했다. 또한, 이 목록은 훌륭한 영화들을 다양하게 담고자 했으며, 한국어를 모르는 미국인이 선정한 목록임을 말씀드린다.
2. 한국 최고의 영화 목록
30. 명량 (2014)
《명량》은 한국에서 개봉한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영화는 시청률 기록도 경신했다. 《명량》은 1597년 명량 해전을 배경으로, 한국의 해군 장군 이순신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 전쟁 드라마이다.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이 출연하며, 한 시간 이상 이어지는 해전 장면이 있지만 지루하지 않고 인상적이다.
29. 시월애 (2000)
《시월애》는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시간 차이를 두고 서로 소통하며 서로의 존재를 깨닫는 이야기를 다룬다. 《시월애》는 2000년 같은 시기에 개봉한 영화 《동감》과 비슷한 설정으로 인해 다소 묻혔지만, 뛰어난 영상미와 연기로 더 나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8. 리틀 포레스트 (2018)
《리틀 포레스트》는 서울에서의 삶을 떠나 작은 고향 마을로 돌아간 한 젊은 여성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야기이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단순한 휴식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좀 더 깊이 있는 감정과 삶의 진정한 가치를 탐구한다.
27. 친절한 금자씨 (2005)
박찬욱 감독의 복수 삼부작의 세 번째 영화로, 억울하게 살인죄로 감옥에 갇혔던 여성이 진범을 찾고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며, 하나는 풀 컬러 버전, 다른 하나는 점점 흑백으로 바뀌는 "Fade to Black and White" 버전입니다. 두 버전 모두 뛰어나지만, 점차 흑백으로 바뀌는 버전은 독특한 깊이를 더해준다.
26.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말기 암에 걸린 사진작가와 주차 단속원을 다룬 잔잔한 로맨틱 드라마이다.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느릿한 감정선과 섬세한 영상미로 후대 한국 로맨스 영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25.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015)
홍상수 감독의 작품으로, 예술 영화 감독이 젊은 예술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같은 날을 두 번 반복하여 서로 다른 선택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다. 영화 중에서는 큰 사건 없이도 사람들의 미묘한 선택과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24. 지구를 지켜라! (2003)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이 지구를 파괴하려 한다고 믿는 남자가 다른 남자를 외계인의 리더라고 생각하고 고문하는 이야기를 다룬 독특한 영화이다. 공포, SF, 코미디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가디언지에서는 "정말 기묘하고 독창적인 한국 SF 영화로, 싫어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23. 벌새 (2018)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90년대 중반 서울을 배경으로 한 14세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느린 전개가 일부 관객에게는 지루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평단에서 호평을 받아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최우수 국제 영화상을 수상했다. 로저 이버트의 웹사이트 리뷰에서는 《벌새》를 "최근 몇 년간 여성 청소년기의 아픔과 즐거움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22. 서편제 (1993)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서편제》는 판소리 전통을 보존하려는 한 소리꾼의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로,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임권택 감독은 10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든 한국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서편제는 그의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21. 극한직업 (2019)
《극한직업》은 현재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흥행을 기록한 국내 영화이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재미있는' 작품이다. 때로는 유머가 자막을 통해 잘 전달되지 않지만, 극한직업은 자막을 통해서도 충분히 웃음을 준다. 치킨집을 인수해 잠복 수사를 하려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빠르고 유쾌한 전개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 장화, 홍련 (2003)
김지운 감독의 공포 영화 《장화, 홍련》은 조선 시대의 전통 설화를 현대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새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 시(詩) (2010)
이창동 감독의 《시》는 매우 감동적인 영화로, 초기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가 손자의 범죄와 맞닥뜨리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프랑스와 공동 제작된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고 한국 영화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시에 대해 "무언가 아름답고 슬프며, 정상적이지만 충격적인 감정을 담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18. 칠수와 만수 (1988)
박광수 감독의 데뷔작 《칠수와 만수》는 약간 구식이지만, 그 시대를 잘 담아낸 영화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1980년대 후반 한국의 젊은 세대의 희망을 표현하며, 정치적 코멘터리와 코미디를 잘 혼합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검열 반대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기억된다.
17. 자유부인 (1956)
《자유부인》은 시대적으로 구식일 수 있지만,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당시 스캔들을 일으켰으며, 한 교수의 아내가 서울 상류층과 어울리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사교 모임, 재즈, 댄스홀, 불륜 등의 요소를 포함하여 전후 새로운 삶의 방식을 묘사한다. 헐리우드 영화처럼 화려한 의상과 흑백 촬영이 돋보이며, 연기도 뛰어나다.
16. 박쥐 (2009)
박찬욱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로, 《박쥐》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공포/로맨스 영화이다. 한 성직자가 뱀파이어가 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며, 외도의 사랑과 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박 감독의 첫 번째 미국 상영작이자, 한국 주류 영화 최초로 남성의 풀 프론탈 노출을 선보인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로저 이버트는 이 영화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오늘날 가장 성공한 공포 영화 감독이며, 그의 영화에는 항상 공포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15. 김씨 표류기 (2009)
《김씨 표류기》는 자살 시도가 실패하여 한강의 무인도에 고립된 남자와 SNS 게임에 중독된 은둔형 외톨이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이다. 현대 사회의 고립감과 인간관계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탐구한 작품이다. 아시안 무비 펄스의 아드리아나 로사티는 이 영화에 대해 "진지함과 유머의 균형, 심오한 주제와 가벼운 터치의 완벽한 조화,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대중적인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14. 오발탄 (1961)
《오발탄》은 전후의 어려운 한국 사회 속에서 가족을 부양하려 고군분투하는 한 회계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역사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출과 연기로도 주목받는 작품으로, 한국 최고의 영화로 평가되기도 한다.
13. 헤어질 결심 (2022)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그의 다른 작품과는 다소 다른 느낌의 로맨틱 미스터리 영화로, 살인 사건의 미망인과 관계를 맺게 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로 선정되었다. 영화 비평 단체인 National Board of Review에서 2022년 최고의 해외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12. Past Lives (2023)
《Past Lives》는 최근 개봉한 영화로, 포함되기에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아름답고 잔잔한 로맨스 영화이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두 사람이 성인이 되어 재회하고, 짧은 며칠 동안의 만남을 통해 오랜 감정을 다시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과 한국의 공동 제작 작품으로, 서울과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으로, 그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에서 각본상과 작품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11. 악마를 보았다 (2010)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는 약혼녀의 살인범을 추적하며 복수를 다짐하는 특수 요원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이다. 극도의 폭력성을 이유로 한국에서는 상영을 위해 몇몇 장면이 재편집되었다. 강렬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블러디 디스거스팅의 브래드 미스카는 "이 영화는 경험 그 자체로, 캐릭터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면서도 폭력적인 장면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10. 부산행 (2016)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좀비 영화 장르의 신선한 변주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좀비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생존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 리메이크가 기획되었으나 완성되지 않았으며, 한국에서는 후속작과 애니메이션 프리퀄이 제작되었다. 영국 영화감독 에드가 라이트는 "오랫동안 본 좀비 영화 중 최고"라며 자신의 티켓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9. 박하사탕 (1999)
이창동 감독의 멜로 드라마 《박하사탕》은 남성성, 역사적 사건, 그리고 개인적 비극을 다룬다. 주인공의 자살 장면에서 시작하여, 역순으로 그의 인생을 보여주는 구성을 통해 그가 그 지경에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한다. 비호감적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8. 엽기적인 그녀 (2001)
《엽기적인 그녀》는 미국에서도 컬트 클래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에서는 초대형 히트작이자 한때 최고 흥행 코미디 영화였다. 이 로맨틱 코미디는 김호식의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공대생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한국 문화의 글로벌 인기를 의미하는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으며,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지만 원작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7. 곡성 (2016)
나홍진 감독의 공포 영화 《곡성》은 한 경찰관이 외딴 마을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무엇이 진짜 공포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버라이어티의 매기 리는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 가장 무섭다"라고 평했다.
6. 아가씨 (2016)
박찬욱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아가씨》는 한 소매치기와 사기꾼이 부유한 일본 여성을 유혹하여 그녀의 유산을 노리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바탕으로 하되, 배경을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일제강점기 한국으로 옮겼다. 복스의 에밀리 세인트 제임스는 "이 영화는 거의 완벽한 작품으로, 모든 장면, 카메라 움직임, 연기가 최고의 효과를 위해 완벽하게 조율되었다"고 평가했다.
5. 살인의 추억 (2003)
봉준호 감독의 네오누아르 영화 《살인의 추억》은 1980년대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1996년 김광림의 연극 《날 보러 와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봉준호 감독의 2009년 영화 《마더》도 좋은 네오누아르 영화이지만 《살인의 추억》만큼의 깊이를 갖지는 못했다. 뉴욕 타임스의 마놀라 다기스는 이 영화를 두고 "서브타이틀을 읽어야 그 진가를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스릴러"라고 평했다.
4. 하녀 (1960)
《하녀》는 2010년 리메이크작과 2019년 영화 《기생충》에 영감을 준 영화로, 독창적인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중산층 가정의 집사로 들어온 불안정한 여성이 이 가정의 남편과 아내를 위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3. 버닝 (2018)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배달부 소년이 소녀가 부유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녀가 위험에 처했다고 느끼는 이야기를 다룬 심리 드라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하며, 이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선정된 첫 한국 영화이자, VICE의 최고의 한국 영화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Tubi, Pluto TV, The Roku Channel, Plex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2. 기생충 (2019)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한국 영화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과 작품상을 모두 수상한 첫 작품이 되었다. 칸 영화제에서도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족에게 접근하는 과정을 다룬 블랙 코미디/스릴러이다.
1. 올드보이 (2003)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액션/복수극으로, 한 남자가 15년간 감금된 후 왜 자신이 감금되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폭력성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인해 최고의 외국어 영화이자 21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특히 해머를 든 복도 싸움 장면으로 유명하며, 액션 영화로서도 감정적으로 풍부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에서 최고의 작품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 영화는 수많은 상징적인 작품들을 배출했으며, 영화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잔잔한 로맨스부터 강렬한 폭력까지, 한국 영화는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접할 가치가 있다.
※ 출전 : 30 Great Korean Movies Worth Watching, <Forbes>, 202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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