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유를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면 태어났기 때문이다. 내 의지가 작용하지 않은 삶의 시작이었지만 그 여정에서는 누구나 ‘행복’을 꿈 꾼다. ‘행복’이라는 추상적 어휘는 개개인의 삶에서는 다종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류의 문명이 지속적으로 상방향으로의 변화였다면 그것은 개개인의 쾌락, 즉 행복이 성취된 결과로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개개인의 ‘행복’을 좀더 이해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인지하려면 선학(先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자본의 가치를 최고로 인식하는 우리에게 이들이 말하는 ‘행복’을 통해 자신추구하거나 지닌 ‘행복’을 성찰해 보자
1. 소크라테스 - “덕 있는 삶”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저서를 남기지 않았지만, 제자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그의 사상이 잘 드러난다. 그는 행복을 "덕 있는 삶"에서 찾았으며, 지혜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알며 내적 성찰을 통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그의 유명한 격언처럼, 소크라테스는 외부적 성공보다는 내적 지혜와 덕을 통해 얻는 평화로운 상태를 행복으로 보았다.
2. 플라톤- “개인과 사회와의 조화”
플라톤은 저서 《국가》에서 정의롭고 조화로운 삶이 행복의 본질임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행복이 사회와의 조화를 통해 실현되며, 사회 내 각 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영혼을 이성, 기개, 욕망으로 나누고, 이성이 다른 부분을 통제할 때 조화로운 상태가 이루어지며, 이는 곧 행복을 의미한다고 했다. 플라톤의 이상적인 공동체에서는 정의로운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3. 아리스토텔레스 -“이성적 활동을 통해 실현되는 덕의 삶”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을 인간 존재의 최종 목적이자 궁극적 목표로 설명했다. 그는 행복을 단순한 쾌락이 아닌 이성적 활동을 통해 실현되는 덕의 삶에서 찾았다. 중용의 미덕을 실천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본성에 따라 이성적 활동을 수행할 때 인간은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복은 순간적 감정이 아닌 지속적인 상태로서,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덕을 실천하는 삶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4. 에피쿠로스 -“행복의 본질은 쾌락”
에피쿠로스는 행복의 본질을 쾌락에 두었으나, 이를 단순한 감각적 쾌락이 아닌 평온하고 안정된 상태, 즉 아타락시아(ataraxia)로 정의했다. 저서 《쾌락에 관하여》에서 그는 고통을 피하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욕망을 절제하고 정신적 평온을 유지하는 삶을 통해 행복을 추구했다. 에피쿠로스는 지나친 욕망이 불안과 고통을 초래한다고 보고 단순하고 자족하는 삶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5. 스토아 철학 - “내적 평화”
스토아 철학자들은 행복을 내적 평화에서 찾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나타나는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은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행복이다. 스토아 철학은 감정을 통제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며 숙명적인 상황을 수용하는 자세를 통해 평화를 이루고, 외부 변화와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훈련을 통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6. 존 스튜어트 밀-“고급 쾌락을 추구하는 것”
밀은 저서 《공리주의》에서 행복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설명하며, 윤리적 관점에서 사회 전체의 행복을 고려한 행동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쾌락의 질적 차이를 강조하며, 고급 쾌락(지적 활동, 예술 감상)과 저급 쾌락(감각적 만족)을 구분했다. 그는 고급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진정한 행복을 제공한다고 보았다. 공리주의적 행복론은 개인의 행복이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 속에서 의미를 가지며, 개인과 사회가 상호 의존한다는 것을 중시한다.
7. 임마누엘 칸트-“도적적 의무를 다하는 것”
칸트는 《실천 이성 비판》에서 행복을 인간의 주된 목표로 삼기보다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했다. 칸트에게 행복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주관적 감정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도덕 법칙을 따르는 의무가 더 중요하다. 그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으며,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운 삶이라고 생각했다.
8. 장 자크 루소 –교육을 통해 자연스런 본성을 발휘하는 것“
루소는 저서 《에밀》에서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보았으며, 사회 제도가 개인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연에 따른 자유로운 삶과 자족을 행복의 원천으로 간주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지 않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루소는 교육을 통해 이러한 자연스러운 본성을 보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9. 프리드리히 니체-”고통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과정“
니체는 전통적 행복 개념을 비판하며, 행복은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했다.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그는 고통과 도전을 통해 성장하고 자신의 가치를 창조하는 "위버멘쉬"(초인) 개념을 제시하며, 자기 극복을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니체에게 행복은 고통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이라 했다.
10. 장 폴 사르트르 -자신의 선택을 통해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갈 때 행복”
사르트르는 인간의 자유와 자기 결정에 기반한 행복을 강조했다. 저서 《존재와 무》에서 그는 “인간은 본질 없이 태어나며, 자신의 선택을 통해 삶의 의미를 만들어갈 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자유와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며,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서양 철학자들은 행복을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하였다. 개인의 덕성에서부터 자신의 주체적 선택, 그리고 사회와의 조화를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자신의 ‘행복’과 비교해 보면 조금은 더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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