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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스토리텔링(Stroytelling), 그 학문적 정의와 그 이야기 변형의 힘

by 지적인 사과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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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토리텔링'이란 용어가 여기저기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됨으로써  '스토리텔링'이 일반화됐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쓰는 스토리텔링의 의미와 학문에서 쓰는 의미를 살펴보자.
 

1.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토리텔링

  • 자신이 경험한 일이나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
  • 소문이나 평판을 일컫는 것
  • 있지 않는 일을 사실처럼 재미있게 말하는 것

 

2. 스토리텔링이 사용되는 분야

  현대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자신은 물론 한 대상에 이야기를 입힘으로써 그 대상을 드러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드러낼 때, "저는 열심히 일하시는 부모님의 밑에서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보다는 "저는 몸이 아파도 고객과의 약속이라며 하루로 거르지 않고 새벽녘 우유배달하시는 부모님 보며 자랐습니다. 그 두 분에게 우유배달을 그만두시라고 만류를 하였지만 그 일을 통해 가족을 지금까지 지켰고  무엇보다 고객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힘들지만 행복하므로 멈출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 부모님을 보며 저는 성장해 왔습니다."라고 하면 인상깊게 타인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다. 이 스토리텔링은 가게 홍보나 상품에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3. 학문적인 스토리텔링의 정의

  • story + telling의 합성어로 1990년대 말 디지털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등장하여 '매체가 바뀔 때 이야기를 말하는 방식도 바뀌는 현상"을 일컫는다.
  • 과거에 쓰인 매체의 전환을 '각색(adaptation)'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만 현재는 '전환(adaptation)'로 사용한다. 즉 매체가 전환된 것을 말한다.  
  • 과거 사용된 '스토리' 혹은 '내러티브'와는 같게 보이면서도 상당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학문적으로 '네러티브'는 '스토리'와 '플롯'의 결합을 의미한다. 즉 이야기의 뼈대가 '스토리'라면  그것을 구조화하고 사실감을 위해 '스토리'에 살을 붙이면 '내러티브'가 된다. 

 

4. 스토리텔링의 핵심 구성요소

 스토리텔링의 핵심 구성 요소는 '구조(structure)', '설정(setting)', '캐릭터(character)', '스토리 세계(story world)'라고 할 수 있다.
  '구조'는 일련의 사건을 구성하는 것으로 '플롯'이라고도 한다. '설정'은 시공간적 무대라고 말할 수 있으며, '캐릭터'는 사건을 이끌어가는 인물로 그의 성격을 말투나 행동, 그리고 분위기를 통해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스토리 세계'는 시청자나 관객에게 각인되는 인상을 말하는 것으로 그 스토리텔링의 '주제'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네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등장한다.  
 

5. 스토리텔링의 유형

  •  반복(repetition) : 원작을 충실하게 매체 전환한 것을 말한다. 캐릭터, 구조, 설정, 스토리 세계가 동일하다.  소설'해리포터'가 영화 '해리포터‘로 전환된 예가 대표적인다.
  • 압축(condensation) : 원작의 스토리 요소를 생략하거나 혼합하여 새롭게 형성하여 매체전환 것을 말한다. 압축될 요소는 캐릭터, 구조 그리고 설정이다. 웹툰 '신과 함께'에서 강림차사와 진기한 변호사를 두 축으로 하여 진행되나 영화 '신과 함께'에서는  '강림차사'로 압축해서 보여준다. 압축방식은 대개 원작이 장편 서사일 때, 후속 미디어가 상영 시 시간적 제약을 받을 경우 사용한다.
  • 연장(extension) :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확대한 매체 전환을 말한다. 원작의 핵심 구성요소를 완전히 변형시키지 않으면서도 후속 매체의 환경에 맞게 세부적 변형을 시도하는 것이다. 웹툰 '미생'을 TV드라마 '미생'으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웹툰에서는 '장그래' 가 주인공이었지만 TV드라마에서는 '오상식 차장과 인턴들'이 주인공으로 합류한다. 이 방식은 단편을 장편화하는데 적합하다.
  • 확장(expantion) : 원작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통해 매체 전환한 것을 말한다. 스토리세계는 동일하지만 개릭터, 플롯, 설정에 큰 변화를 준 것이다. '프리퀄', '시퀄' 처럼 원작과 시간상으로 연속된 이야기, 조연을 주연으로 하는 '스핀오프'가 이에 해당한다.  고전소설 '춘향전'을 매체 전환하여 영화 '방자전', '향단전' 등이 만들어진 것이 그 예이다.
  •  전위(transposition) :  메인스토리를 유지하면서 다른 시공간으로 배경을 바꾸어 매체 전환한 것을 말한다. 소극적 전위는 캐릭터와 플롯에 변화를 작게 주면서 설정만을 바꾼 것을 말하며, 적극적 전위는 설정의 변화에 따라 캐릭터, 스토리세계까지 전면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말한다. 2010년 7월에 BBC에서 부활시킨 '셜록'이 대표적이다. 전위는 고전명작을 리메이크하는 데 자주 사용한다. 
  • 수정(modification) : 원작을 고쳐서 알맞게 쓰는 것으로 캐릭터, 플롯, 설정 등 스토리텔링의 핵심 구성요소들을 변형시킨 매체 전환을 말한다. 원작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빌려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함으로써 새로운 겹쳐 읽기의 즐거움을 준다. 동화 '눈의 여왕'에서 단순 악역으로 등장하는 '눈의 여왕'이  영화 '겨울왕국'에서는 주인공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스토리세계를 보여준다. 

6. 스토리텔링의 예

 
1. 고전 소설 '심청전'을 작가 최인훈은 희곡으로 매체 전환하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이야기로 바꿔버렸다.  일반적으로 심청전'은 심봉사 눈을 뜨게 하기 위한 심청의 희생과 그에 따른 '효'가 표현되고 결말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최인훈의 '심청전'에서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중국으로 몸을 팔려 가서 ‘몸파는 여인'으로 전락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선에 돌아오지만 조선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으며 이순신은 한양으로 압송되는 현실을 맞이하고 하염없이 그 중국의 창녀촌에서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기다리며 늙어간다. 
 
2. 옛날 어느 작은 산속 마을에 심 씨가 살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을 믿지 않아서 산속에서 외따로 심마니로 약초를 캐며 생계를 유지한다. 먹거리가 필요해진 심 씨는 어느 가을날 마을에 열린 오일장에 가서 그동안 캐 온 약초를 팔고 양식을 사면서, 밤이 되어서야 돌아오게 된다. 집 근처에 다다랐을 무렵, 주변에서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듣게 된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예쁜 아이가 보자기에 쌓여 있었다.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서 키우게 되는데, 여자아이여서 이름을 '심청'이라 짓는다. 자신의 성인 '심'에 '청' 즉 맑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것이다. 몇칠 후 그가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심청이 눈이 안보이는 장님이라는 것. 그렇지만 심 씨는 혼자 산 속에서 외롭게 살아왔기 때문에 가끔 사람과의 대화도 필요했는데, 심청이 있으므로 과거에 느껴보지 못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열 살이 된 심청은 심 씨의 보살핌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순수하게 자랐고 앞이 보이지 않지만 심 씨를 아버지로 여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가을 어느 날  산속으로 사냥 온 세도가의 도령의 눈에 띄게 된다. 그 도령은 강압적으로 심청을 끌고 가서 자신의 노리개로 삼고자 한다. 심 씨는 사라진 심청을 찾아 온 산속을 헤맨 끝에 심청이 세도가의 한 도령에게 끌려 간 사실을 알게 된다. 심 씨는 심청을 구하려고  그 세도가의 집에 잠입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그 집은 자신의 집안을 풍비박산 낸 세도가 였다. 복수를 마치고 심청을 구하여 돌아오는데, 도중에 그녀를 버린 하인을 만나게 되고 심청이  버려진 사연을 듣게 된다. 알고보니 심청은 자신의 여동생이 낳은 아이로 세도가 집안에서 심 씨 집안의 씨를 말려 후환을 없애고자 시집 간 심 씨의 여동생네까지 풍비박산냈고 우여곡절 끝에 심청만 남았던 것이다. 심청이 눈이 먼 것은 세도가 집안에서 심 씨 여동생을 독살하려던 물을 여동생이 심청에게 먹여 그렇게 된 것이었다. 
심 씨는 조카의 눈을 고치고자 독약을 뺄 수 있는 약초를 찾아서 심청이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들은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세도가 일당의 손아귀를 벗어나 행복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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