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노동 착취의 실제와 대응

  최근 한 공장 노동자가 빵 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어 사망한 사고가 뉴스에 보도되었다. 이는 피치 못할 우발적 사고였을까? 사실 사고가 일어나기 며칠 전에도 다른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회사에서는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회사는 그저 공장이 ‘문제 없이’ 돌아가는 데에만 급급했다.

  노동자의 사전적 의미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에 따르면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노동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의 노동자는 근로자, 즉 사무직 직장인과 분리되어 사회적으로 하등하게 여겨지는,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은 물론 실제로도 노동의 강도와 함께 임금의 차별받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모든 사람은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동일한 노동에 대해서 동일한 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한 제 23조 2항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글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력 착취, 그리고 저임금의 차별을 받고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고된 노동과 시간

 

 

2. 모든 사람은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동일한 노동에 대해서 동일한 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

3. 모든 노동자는 자신과 그 가족이 인간적으로 존엄을 지키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당하고 유리한 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 23조>

 

 

착취의 직업군과 원인

 

  노동 착취란 계급 사회에서 하위 계급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생산물을 상위 계급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착취하는 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작업 현장이나 부실한 안전 교육 등도 착취라고 볼 수 있다.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러한 노동자 직업군은 육체 노동자, 감정 노동자, 이주 노동자 등 다양한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육체 노동자는 보통 언론에서 노동 착취 사례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군을 포함한다. 예시로 건설업, 제조업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며,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안전과 근무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앞서 언급했던 빵 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있다. 회사 측에서는 2인 1조로 작업하던 중 1명이 자리를 비워 일어난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의 2인 1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는 증언과 근무 인원 충원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지난 5년 간 해당 기계에서 발생한 사고로 17명이 사망했는데도 안전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 노동자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근로 환경이었다

감정 노동자란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3차 산업이 발달하면서 감정 또한 상품화되었고, 서비스직 종사자에게는 소위 “고객이 왕이다”라는 메시지 하에 과도한 친절이 요구되었다. 일반적으로 노동 과정에서의 위험인자가 기계 혹은 시설들이라면 감정 노동자들은 사람을 통해 위험을 겪는다. 예를 들어 콜센터 직원이 상담 중 고객으로부터 받는 폭언이나 성희롱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4년도에 주문한 땅콩의 껍질을 까서 주지 않았다며 승무원에게 폭언과 회항 요구 갑질을 한 ‘땅콩 회항’ 사건이 있다. 이렇듯 감정 노동자는 고용주뿐만 아니라 고객이라는 제 3자에게까지 이중 착취를 당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는 외국인 노동자라고도 하며. 외국에서 임금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앞서 말한 두 사례보다 보다 직접적인 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주 노동자가 이주국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악용하여 브로커나 고용주가 돈을 갈취한다. 특히 나라의 제도나 보험 등을 잘 알지 못하는 점을 악용하여 고용주가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의 착취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 착취는 왜 일어나는 걸까? 결국 원인은 자본주의 사회의 ‘이윤의 극대화’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 위기의 발생 후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로 전환하며, 기업은 경영 원리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노동 비용 절감 정책을 확대해 왔다. 이로 인해 정규직은 줄어들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과반수에 이를 정도로 그 비율이 급증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고용 불안정성을 증가시키고 저임금 노동과 노동 빈곤층을 확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노동의 유연화를 빌미로 비정규직의 증가로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일용직, 하청, 외주 간접 고용을 이용해 노동 인력을 충당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하에 간접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이하 노동 3권을 행사하는데 법제도적 제약이 존재하여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및 조건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노동 착취의 해결책

 

  이렇게 일어나는 착취는 노동자 개인의 힘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고, 전 사회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해결방안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불매운동이다. 불매운동이란 소비자로서의 개인이 해당 기업의 제품을 사거나 이용하지 않음으로써 기업의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방법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불매운동의 대표적 사례는 남양 불매가 있다. 유제품 기업 남양에서 임산부였던 여성직원을 부당해고한 일과 이후 창업주 외조카의 마약 투약 사건이 이슈가 되어 전국적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불매운동 시작 시점부터 작년 기준 매출이 30% 가량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앞에서 다뤘던 빵회사 또한 현재 불매운동으로 1주일 만에 매출이 17% 가량 하락하였고, 이는 몇 달 간 이어진 노조의 단식투쟁에도 대응하지 않던 기업이 협상에 응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되었다.

  둘째, 서명운동이다. 이는 직접적인 효력은 없지만, 기업이 대중을 의식하여 어느 정도 자정하게 만드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 예시로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국민 청원 제도가 이에 해당한다.

  셋째, 노동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비자 중 대부분은 어딘가의 노동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기업에서 노동자 인권에 관해 문제가 생겼을 때, 그들의 구매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쳐 앞서 설명한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비자가 해당 문제에 관심을 갖고 주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 측에서는 주의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 즉 대중은 피해자와 문제사례가 잊혀지지 않도록 당장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해당 이슈를 지켜보고 찾아보는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서명 혹은 불매 운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절한 노동 환경과 노동 시간 필요성

 

  현 정부에서는 주 52시간제를 폐기하고 주 69시간제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주 35시간제를 행하고 있는 유럽의 두 배에 달한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도 연간 노동시간이 1300시간으로 1900시간인 우리나라보다 적다. 이를 통해 노동 효율과 노동 시간은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노동 시간이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과로사할 확률도 높아진다. 최근 택배기사들의 뇌출혈,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과로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국가에서는 근로시간을 늘릴 것이 아니라 적당한 노동환경과 시간의 제한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워라밸을 보장하여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