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이혼 사유와 문제, 전망

 2024년 우리나라의 이혼 건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월 기준 이혼 건수는 7,92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으며, 10월에는 7,300건으로 7.8%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적 여건의 변화와 가족 구조의 다변화, 그리고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글에서는 이혼 사유의 구체적 내용을 과거와의 변화 추이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결혼 문화와 가족 관계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우리나라의 이혼 사유

1) 성격 차이

  성격 차이는 전통적으로 이혼의 가장 흔한 사유로 꼽혀 왔다. 과거에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을 결정하기보다는 가족 중심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부부 간의 갈등이 개인의 행복을 해치지 않도록 이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성격 차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이혼 건수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러나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이혼은 자녀에게 심리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부부 간의 상호 불신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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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제적 문제

  경제적 문제는 과거에도 이혼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그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다. 1980~90년대에는 소득 불균형이나 경제적 곤란으로 인해 주로 남성 가장의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이혼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부부 간 재정 관리의 갈등이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가계 부채 증가와 경기 불황이 이혼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제적 문제가 장기적인 불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문제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이혼은 재산 분할 및 부채 상환의 부담을 증가시키며,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배우자가 생활고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

3) 배우자의 외도

  배우자의 외도는 신뢰를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이혼 사유로, 간통죄 폐지 이후 그 영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015년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폐지하면서 외도는 더 이상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이는 이혼 소송에서 외도를 둘러싼 갈등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외도와 관련된 증거 확보가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용이해지면서 외도를 사유로 한 이혼 소송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도로 인한 이혼은 자녀에게 혼란을 주며, 배우자 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확대되어 장기적인 정서적 피해를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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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정폭력

  가정폭력은 과거에는 은폐되거나 가족 내부의 문제로 치부되어 외부로 드러나는 경우가 적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가정폭력 방지법이 제정되고, 피해자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이를 사유로 한 이혼이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에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도 이혼 사유로 인정되면서, 가정폭력의 범위와 정의가 확대되고 있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은 피해자에게 정서적, 신체적 트라우마를 남기며, 자녀가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있다.

5) 가족 간 갈등

  과거에는 시댁 중심의 가족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가족 간 갈등이 있더라도 이를 이혼 사유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핵가족화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가족 간 갈등이 부부의 결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와 육아 및 가사 분담 문제는 부부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족 간 갈등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이혼은 양가 부모와의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녀 양육 과정에서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2024년 이혼 건수의 감소는 경제적 안정과 가족 내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성격 차이, 경제적 문제, 외도와 같은 전통적인 이혼 사유는 여전히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혼 사유의 변화를 통해 볼 때, 한국 사회의 이혼 경향은 시대적,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숨겨졌던 문제들이 사회적 논의로 떠오르면서 이혼 사유로 인정받는 경우가 증가했으며, 개인의 행복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혼의 결정 과정도 더욱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혼 예방을 위해 가족 간 소통을 강화하고 부부 상담과 같은 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결혼과 가족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이혼을 새로운 삶의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관점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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