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 을 기리기 위한 '(가칭)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논의가 활발하다. 이승만하면 누구든지 그의 애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애정을 가지고 있는 측면은 문제는 있었지만 일제시대 미국에서 독립을 위해 노력했다는 이력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증오하는 측면은 권력을 잡기 위해 친일파에게까지 손을 내밀고 여운영 선생, 백범 김구 선생 등을 암살한 것을 물론 6.25 전쟁 당시 국민의 안전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처신했으며, 많은 양민을 학살했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정선거를 저질르는 등 온갖 악행을 벌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가 벌인 악행들은 국민보다는 자신의 권력욕망에 의한 것이기에 이번 '대통령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논의와 그 진행 과정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이와 함께 또 다시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논의까지 불거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과거 이명박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 8월 15일을 '광복절'이자 '건국절'로 명명하면서 역사논쟁이 벌어졌었다. 이번에도 다시 '건국절'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이 글은 당시 8월 15일을 '건국절'로 지정하자는 주장과 논리를 살펴 보고 그 논리의 문제점을 낱낱이 알아보자 한다.
8월 15일 '건국절'로 지정하자는 세 가지 주요 논리와 반박
1. 대한민국 정부 수립 날이기 때문이다. 1948년 5월 10일 전 국민의 95%가 참여한 총선거를 통해 합법적 절차를 통해 수립되었으며 1948년 12월 제3차 유엔 총회에서 주권국가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1919년 3.1 독립선언을 민주공화국의 기원으로 삼고 있으며, 1948년 9월 1일에 발행된 '대한민국 관보 1호'에 1948년을 대한민국 30년으로 표시하였는데, 이는 1919년을 대한민국 1년으로 계산한 것이다. 미국도 미 연방 정부가 수립된 날이 아닌 '미국 독립선서'에 헌법의 아버지들이 서명한 날을 독립기념일로 하고 있으며, 아일랜드, 필리핀, 베트남,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 식민지 의회나 민중이 독립선어서를 낭독한 날을 독립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2. 정부 수립 이후 역대 정부는 1948년을 건국의 기점으로 보았다. 8.15 건국론자들은 1949년을 '독립 1주년 기념식', 1998년 김대중 정부는 건국 50주년 기념사업을 했다.
하지만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면 일제시대 친일의 전력자들이 독립지사들과 함께 건국의 인사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야기한다.(참고: '권력과 훈장', 뉴스타파https://www.newstapa.org/article/0uG61) . 1998년 김대중 정부의 건국 50년 기념사업도 있었지만, 1920년 3.1운동 1주년을 맞아 전국에 살포된 전단 중에는 3월 1일을 '건국의 기념일'로 언급했으며, 미주 한인 신문인 '신한민보'에서도 3.1절을 공화국 기념일로 보도했다. 그만큼 당시 해외에 거주했던 한국인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정부로 인정했다고 할 수 있다.
3. 1919년 임시정부는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이 아니었으며, 국가의 3요소(영토, 국민, 주권)를 갖추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승인도 받지 못했다.
앞서 말한 한반도 내에서나 해외에서 1919년 3.1일을 '건국기념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당시의 엄중한 상황 하에서도 다수의 한국인이 임시정부를 인정한 것이며, 국가는 영토, 국민, 주권의 요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지만 막스 베버가 말한 바와 같이 '국내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소지가 많으며, 실제로도 식민지 상태에 놓인 국가가 독립을 선언했을 당시에는 이 조건을 만족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제국의 힘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했을 경우, 우리의 현재 주적으로 설정된 '북한'에 대해 통일될 나라로 인정하지 않은 우를 범한다. 헌법 재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분단된 상황 하에 놓여 있었던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삼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헌법을 위반하는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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