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OECD 국가 중 연령표준화 자살률(OECD표준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에서 한국은 23.6명을 기록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OECD 평균 11,1명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또한 지난 10년 간 자살율 추이에서도 31.7%(인구 10만 명당)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1945년 일제의 치욕적 식민지에서 해방되고 동족상잔의 비극인 1950년 6.25 전쟁을 겪으면서 폐허의 상태가 된 상황을 극복해 냈고 군부독재의 비민주적 상황까지 이겨냈다. 그런데 그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구성원의 노력으로 경제적. 정치적. 사회문화적으로 근대에 독립한 어느 나라보다도 비약적인 발전과 민주주의를 구현해 냈으며, 세계인의 시선을 받고 있는 문화를 지녔음에도 왜 우리는 '자살율' 1위 국가가 되었는가? 무엇인가 나라가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분명하다. 통계자료를 통해 나이별 자살율과 표면적 원인을 탐색한 다음 10대와 20.30대에 한정하여 죽음을 선택할 할 수밖에 없었던 본질적 원인을 살펴보고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령별 자살률과 표면적 원인
우리나라의 2021년 자살률을 성별로 볼 때, 남성이 여성보다 높으나 남성과 여성의 자살률이 모두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2020년 35.5명에서 2021년에는 35.9명, 여성의 경우 2020년 15.9명에서 2021년 16.2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20년 대비 10대(10.1%), 20대(8.5%), 70대(7.7%) 순으로 증가하였고 60대(-5.7%), 40대(-3.4%), 80대 이상(-2.2%) 등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자살률은 80대 이상이 61.3명, 70대가 41.8명, 50대가 30.1명, 60대가 28.4명, 40대가 28.2명, 30대가 27.3 명, 20대가 23.5 명, 10대가 7.1 명 순이었다. 모두 안타가운 죽음이지만 50대 이후에서 2배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 봐야할 지표이다.
자살은 사회 구조적,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자살률 증가의 원인을 어느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우울감 및 자살생각률 증가, 청소년층(10대, 20대) 자살률 증가 등이 주요원인으로 분석했다.
연령별 자살의 본질적 원인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의 죽음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앞의 표에서 보듯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청소년의 자살원인을 한두 가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학대, 방임, 불화 등 가정 문제로 인한 환경적 요인과 이로 인한 트라우마, 우울증, 불안 등의 만성적 요인과 학업스트레스, 부모와 또래와의 관계에서 겪는 대인 관계 문제 등 급성적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SNS 상에서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거나 언어폭력, 협박 등을 당한 후 정신적 충격을 입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기에 2023년 4월 16일에 서울 강남 고층빌딩에서 SNS 라이브 방송하는 도중 투신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외국 사례를 모방해 자살장면을 생중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 소식에 의한 베르테르 효과도 나타나기도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전체 사망 원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대 (56.8%), 30대(40.6)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 압도적이었다. 경제 불황과 취업난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을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만든 주요인으로 보인다. 실제 2021년 한국경제 연구원이 발표한 경제고통지수에서 청년층(15-29세)이 27.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또한 20대 자살자의 직업을 분석한 경찰청 통계(2020년)에 따르면 무직자가 55.3명(10만 명당)으로 가장 많았다. 학생(17.5명), 유흥업
등 기타 피고용자(10.5명), 일용노동자(7.1명), 전문직(5.2명)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우울증'도 주요인의 하나로 보인다. 최근 5년 간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무려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40대 이하에서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다. 전 연령대 중 20대 젊은층에서 우울증 환자 증가세가 지난 5년 간 무려 127%의 증가율이다. 20-30대 청년의 우울증 환자 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우울증이 자살 위험을 최고 66배까지 높인다'는 여러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이밖에 '가족문제', '직업문제' 등이 자살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청년의 자살은 개인적 일탈이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라고 하겠다. 자살에 관해 1897년 이탈리아의 정신의학자 헨리 모르셸이 쓴 <자살의 연구>에서 "자살은 결코 개별적인 것이 아니며 사회적 현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대책과 그 실효성
정부는 자살률 증가 위험에 대배하여 종교계 등 민간과 함께 하는 생명존중캠페인, 자살 시도자. 유족 등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자살 예방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물론 이러한 지원과 예방문화 조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살의 원인이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볼 때, 연령대별로 체계적인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10대에게는 대인관계 맺는 방법과 SNS와 같은 디지털 생태계가 주는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20.30대 청년층에게는 경제적 안정화를 위한 주거 방안이라든지 일자리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3.05.10 - [생활정보] - 통계로 본 우리 사회: 1인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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